책소개
경제학과 복지학을 넘나드는 복지국가 교과서이자 안내서『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는 행복의 개념과 조건에서 시작하여 복지국가에 대한 이론적ㆍ경험적 고찰과 여행을 거쳐 국민 행복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역동적 복지국가를 대한민국의 미래로 제시한다. 또 왜 복지국가인지, 어떤 복지국가여야 하는지...
이 책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행복할 권리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 한 단어의 미세한 차이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행복은 추구하면 과연 쟁취할 수 있는 것일까?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 불행하다면, 과연 가져온 행복이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행복은 이분법적인 구분이 불가능한 단어이지만, 나는 행복이 노력으로 추구하여 쟁취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원한다. 현재가 불행하다면 앞으로는 행복하길 바라고 이 순간이 행복하다면 그 행복이 영원하길 바란다. 행복에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나는 불행하지 않은 것이 최소한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사는 세상은 죽을 만큼 노력하지 않아도, 적당히 세상을 살아내는 동안 적당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아닌 행복할 권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복지국가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는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여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발전을 이룩하였고 이로 인한 문제들을 압축적으로 경험하였다. 지금 한국은 OECD국가 조사 결과 최장 노동시간을 지속하고 있고, 해가 지나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소 방안 역시 경제발달이 아니라 복지의 차원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OECD여느 국가들에 비해 높지 않으며, 자살률은 세계최고이다. 특히 몇 년 전 일어난 송파 세모녀의 자살 사건은 우리나라의 복지의 사각지대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현대사회는 과거의 노예제도도 사라지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전제 아래,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살고 있지만 정말 평등한가. 정말 자유로운가의 의문은 계속 남는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주변의 친구와 지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 어원은 2000년대 중반 일본의 모 사이트에서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을 비하하기 위해 나타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 네티즌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가진 일종의 혐오이자 "반한 감정"을 응축하고 있는 단어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대중적으로, 한국인들이 더 많이 찾고 사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말 그대로 지옥같은 한국을 의미하며, 한국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 없는 곳이라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매우 특이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그만큼 많은 한국 국민들이 한국에서의 삶에 피로와 절망을 느끼고 있다. 2017년 기준 OECD국가의 행복지수 순위는 전체 가입국 35개국 중 한국은 29위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