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는 그 기약 없는 열차에 몸을 실은 20대 한 공시생의 기록이자 진솔한 고백이다. 저자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택했지만 언제 목적지에 닿을지, 열차를 잘못 탄 건 아닌지,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을 졸인다. 그리고 그 불안을 뚫고 매일 책상으로 가...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의 삶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수필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다. 공무원 시험 합격 후, 공무원 시험 준비 기간 동안 블로그에 적었던 일기를 한꺼번에 엮은 책이다. 블로그에는 혼자만의 생각을 맥락없이 넋두리 식으로 끄적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특히 책을 엮을 목적으로 시작된 글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은 불친절하다. 이 책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의 글쓴이의 걱정과 초조함, 허무함이 담겨져 있다. 내용으로 유추해 보건데 글쓴이는 대학교때 졸업작품과 미술학원 다녔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가 있어서, 미대 계통의 예체능 대학 출신이고, 학창시절 학점을 꽤나 잘 받은 듯한 여학생인 듯하다. 한때는 언론인 이라는 꿈을 품고 기자가 되기 위해 중소 언론사를 다닌 적도 있다. 그리고 건축 계통의 회사에도 다는 적이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냉혹하였고 꿈꾸던 이상과 현실 간에는 괴리감이 있었다. 언론사를 그만 두게 되었고, 나이가 들었고 경력도 없는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공무원 준비 밖에 없었다.
...모두 자신이 서있는 현위치가 도착지와 그리 멀지 않기를 기대하며 살아간다. 나이가 들면서 작년, 재작년에는 들지 않았던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방향성에 대한 의심은 끝이 없고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나의 미래를 생각하고 꿈과 목표가 없는 청춘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며 열정을 표출했고 그래야만 그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항상 꿈이 있어야 해”, “나는 항상 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해”라며 말이다. 하지만 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의 상황을 자주 상상하게 되었고, 목표만 보고 달리다보니 그것 외에 다른 가능성은 열어놓지 않게 되어 그 길 말고는 답이 없다는 느낌에 종종 초조해지곤 했다. 목표를 세우게 되면 마치 그것만이 인생의 최종 목적지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