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기를 결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사회의 일에 책임과 어떤 의무감을 가지려 했던 적이 결코 없었다.
사회 속에서 지성인으로서의 작가가 짊어질 책임과 문학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내 생각은 늘 저런 식이었다. 사회적(시사와 정치에 대한)이야기를 주로 다루어서 대중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진 작가도 있겠지만 내 주위의 사람들, 가깝게는 나의 동기들이나 인터넷에서 만나는 문학카페의 작가지망생들을 보면 그들은 단지 자신을 글 안에 녹여 내거나 글을 써내려가는 것 자체가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도 든다. ‘하긴, 사실 그걸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들이 몸담고 있는 곳이 바로 그 사회인데.’ 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머리가 조금씩 커질 무렵 내가 매스컴을 통해 본 우리 사회는 유난히도 온갖 종류의 집회가 많은 사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