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래 된 흑백 가족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
교훈적인 동화를 탈피하고, 예리한 언어로 일상 속 아이들의 심리를 포착해 온 동화작가 현덕의 단편 동화 『나비를 잡는 아버지』.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섬세한 대나무펜 터치와 화면의 점층적 변화로 묘사한 그림책으로, 오래 된 흑백 가족...
이 책에 나비를 잡는 아버지는 나비를 잡으러 다니는 아버지라는 뜻이다. 그래서 조금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보니 아버지의 정을 느끼게 된다는 따뜻한 이야기로 마지막에 아버지를 바우가 세 번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먼저 바우와 경석이와의 갈등에서는 가난해서 상급 학교를 못 간 바우가 경환이를 질투하는 장면과 마름집 아들이라고 유세부리는 경환이이다.
1. 나비를 잡는 아버지,
옛날에는 초등학교를 ‘소학교’라고 했나보다. 바우와 경환이가 소학교에 다니는데, 바우의 아빠는 소작농, 그러니까 부모님이 자신의 땅에서 농사짓는 사람이 아니라 남의 땅에서 농사를 지어주는 사람이었다. 경환이의 아버지는 마름이라고 해서 땅주인이었기 때문에 돈이 많았다. 경환이는 돈이 많은 아버지 덕분에 중학교에 갈수 있었지만, 바우는 그렇지 못했고 경환이에게 질투심이 난 바우는 참외밭에서 싸우고 말지만, 바우는 자존심상해서 사과하지 못했고, 아버지는 화가 나서 바우의 그림책을 찢어버렸다. 경환이의 과제는 나비잡는 것이었는데, 어느날 바우의 아버지가 나비를 잡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게 소설이 끝났는데, 바우의 아버지는 경환이를 대신해서 나비를 잡아주고 있는 모습으로 끝났다. 땅주인의 아들을 위해서 바우의 아버지는 들판에서 나비를 잡아주는 일을 하였다는 사실이 무척 슬펐다. 경환이었다면, 편하게 숙제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바우였다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버지가 경환이대신에 나비를 잡아주는 모습을 보았다면 무척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바우와 바우의 아버지가 불쌍했다.
2. 주시경
주시경선생님은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가 내린다”고 하였다. 예전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였고, 식민지로 삼았을 때 우리나라의 말과 글인 한글을 없애려고 하였다. 한국인의 혼과 정신을 말살하려고 했던 것인데, 주시경 선생님은 나라의 말인 한글을 지켜오신 국어학자였다. 한글이라는 뜻은 크고 넓은, 글 이라는 뜻인데 처음 알게 되었다. 주시경 선생님은 우리나라 말인 한글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를 하셨다. 서울에서 국어교사도 하셨고, 주산, 지리에도 능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주시경 선생님의 집은 무척 가난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나라 말을 지키고 보존하고 연구하는 일에 몰두하였다. 한글은 세종대왕님이 창제하셨지만, 현재 우리나라말로 다듬으신 분은 ‘주시경 선생님’이라고 한다.
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읽으면 1930년대의 배경임에도 지금 사회에 닮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소작농의 아들인 바우는 마름의 아들인 경환이와 같은 소학교에 다녔지만, 그 후에 배움의 양은 달랐다. 바우는 배움을 원했지만, 소작농의 아들이기에 당장 먹고살기 급해 배울 수가 없었다. 바우는 못 배우는 대신 그림으로 배움을 대체했지만 마름의 아들인 경환의 등장으로 소작과 마름에 대한 신분에 대한 감정이 마음속에 쌓이게 된다.
학교에 다니기 위해 서울로 간 경환이 고향으로 돌아와 방학 숙제라며 나비를 잡는 모습에 바우는 얄미워하며,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바우와 경환이 말다툼을 한다. 결국 경환이는 바우네 참외밭을 밟으며 싸움이 일어난다. 그 후 싸움이 일어난 것을 알게 되자 바우의 부모는 경환의 부모에게 불려간다. 바우의 부모는 바우에게 경환이에게 사과하고 나비를 잡아주라고 하지만 바우는 자존심이 상해 사과를 하지 않는다.
그동안 ‘어린이 동화’라는 말을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들은 주로 <곰돌이 푸우>나 <피터팬>, <인어공주> 같은 환상성이 강한 작품이거나 <강아지 똥>이라던가 <마당을 나온 암탉>과 같은 독특한 주인공들이 나와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것이 언젠가부터 내 안에 자리 잡았던 ‘동화’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점차 문학에 대해서, 그 장르중 하나인 어린이 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그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그렇게 된 데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작품이 바로 현덕의 <나비를 잡는 아버지>였다. 내가 읽어본 동화 중에서 이 작품이 제일 현실에 맞닿아 있다고 느껴서일지 모르겠다. 마치 사실주의 소설을 읽는 듯 너무나 생생했다.
이 짧은 단편을 읽으면서 네 가지 측면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바로 내용의 측면과 구성적 측면, 서술의 측면과 이러한 점들이 대상 독자층인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효과이다.
앞서 말했듯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리얼리티가 살아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