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는 베네치아 공화국에 대해 칭찬 일색이다. 그러나 이렇게 작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나라가 1천년을 버텼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무언가 남다른 나라였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우선 베네치아 공화국의 역사를 살펴보자. 베네치아 공화국은 567년 이민족에 쫓긴 롬바르디아 피난민이 만 기슭에 마을을 만듦으로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썰물 때 군데군데 노출 되어있던 개펄 지대에 자리를 잡게 된다. 시오노 나나미의 표현은 신의 계시로 이곳에 살게 되었다는 전설이라도 만들지 않았더라면, 높은 문명을 가지고 있던 그들이 살기 힘든 땅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목숨을 살릴 수는 있었으나 말 그대로 배수진을 친 것이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처음에는 비잔틴의 지배를 받으며 해상무역의 본거지로 급속히 성장하였다. 7세기 말에는 무역 중심지로 도시공화제라는 체제 하에 독립적 특권을 행사하였고, 10세기 말에는 동부 지중해 지역과 무역으로 얻은 경제적 번영으로 제네바, 피사 등과 함께 자유 도시들 중 가장 부강한 도시로 성장했다. 4차 십자군 원정에서 동방 해상 고속도로를 완성함으로서 동방무역을 확대하였다. 그리하여 막대한 부를 형성하게 되었고, 14~15세기에 전성기를 맞게 된다. 16세기에 터키 인들에 의해 동부 지중해에서의 세력이 약해지고 도시 경제가 쇠퇴하고 페스트의 발병으로 국가의 힘을 잃게 되어, 1797년 나폴레옹 1세에 의해 점령당하게 됨으로서 베네치아 공화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모토는 "합리성, 경제성, 효율성 " 이다. 시오노 나나미에 의하면 지리적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개펄지대에 만들어진 나라이다. 썰물 때 물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도 금새 침수되어 버리는 지역이었다. 농토로 쓸 땅은 손바닥만큼도 없었다. 뒤에 산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목재로 쓸 나무도 풍부하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