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마어마한 분량의 1차 사료를 바탕으로 삼은 이 책 《1917년 러시아 혁명: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다》는 주로 1917년 7월 봉기부터 10월혁명까지를 상세히 다룬다. 또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 혁명가들의 논쟁과 실천, 평범한 노동자와 병사의 목소리, 숨겨져 있던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펼쳐...
제목은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았다고 거창하게 지어놨지만, 나는 러시아 혁명이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순수한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았던 적은 없었다. 이 책에 나타난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의 미래와 국가의 권력을 앞에 두고 다투었던 수없이 많은 사람들은 대의와 명분은 있었을지 몰라도 노동계급을 정말로 대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레닌, 트로츠키, 카메네프, 스탈린, 지노비예프 같은 볼셰비키의 혁명가들은 당대에 자신들은 노동 권력을 대표하고 있고 또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처음으로 일어나는 공산주의 혁명이었던 것만큼 지나치게 독단적이고 폭력에 의존하고 또 이론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았으며, 혁명 이후 레닌이 짧은 집권을 마치고 스탈린이라는 괴물이 들어선 것을 생각하면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나는 노동계급이 권력을 잡았다는 거창한 정의보다 인류 사회에서 처음으로 급진적인 좌익 세력,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취한 적극적 사상가들이 권력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옳은 정의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