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중요한 작품집"(The Magazine of Fantasy and Science Fiction), "스위스 시계처럼 정밀하며,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만큼 심오한 걸작들의 향연"(Kirkus Reviews)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 테드 창의 걸작선이 출간됐다. 대표작 8편이 담겨있으며, 상세한 작품해설 및...
1. 바빌론의 탑
사람들은 하늘, 즉 신(야훼)에 가까워지기 위해 높은 탑을 쌓습니다. 올라갈수록 대지는 보이지 않게 되고, 올라가는 것을 포기한 후 탑에 정착하여 가정을 꾸리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하늘의 끝인 천장에 도착하자 그 끝은 물로 가득 차있어 홍수가 났고, 사람들은 세상이 원통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세상의 시작과 끝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결국 인간은 신께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자 하는 욕망, 경외하는 신께 닿아 더 완전해지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이와 같은 열망을 실현해낼 끈기가 있는 존재임을 창조주이신 신께서는 너무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당신께 닿을 수 없도록 애초에 세상을 원통형으로 만든 것입니다. 원통형으로 만들어진 세상은 올라가도 올라간 것이 아니고, 내려가도 내려간 것이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더 높은 곳’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기대하고 갈망하던 ‘진리’와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요?
‘당신의 인생은 어떤 내용인가요?’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의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꼭 던지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이라는 이야기에서 돌아가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만약 인생의 어떤 부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또는 인생을 미리 알고 살아가게 된다면 바꿀 것인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 라는 제목만 봐서는 내가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다.
하지만 우리학교 1교사 1도서 추천도서라면서 엄마께서 ‘바빌론의 탑’ 읽을 얘기를 해주시며 권해 주셔서 제목과는 완전 다른 재미있고 흥미롭고 또 어려웠다.
이 책에는 8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네 인생의 이야기’는 영화 ‘컨택트’로 만들어져 얼마전 개봉 했는데 나는 그 영화를 보지는 못했다.
헵타포드 문자라는 것이 어떤 모양일지 상상하면서도 긴가민가 했는데 감독은 그것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은 테드 창이란 과학자가 쓴 과학소설이다. 특히 수학을 주제로 썼기 때문에 상당히 난해하다. 필자가 이 책을 읽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더구나 수학에 재능이 없거나 흥미를 잃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수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만큼 지적 즐거움을 주는 책도 없을 것이다. 특히 전 세계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이 책을 스위스의 명품시계에 빗대어 평하는 것을 보면 그 진가를 대충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소설이면서도 문학적 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역작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반항의 현대적인 기술이 생긴다면 바로 이 텍스트 속 ‘칼리그노시아’가 아닐까.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칼리의 도입에 대한 많은 복잡한 긍정과 부정 사이를 헤매는 사람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칼리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수많은 고민 끝에 거절에 도달할 것이다.
칼리에 대해 긍정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다양하다. 그러나 그 근본을 살펴보면 그들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해결을 ‘외모’에서 찾으려 한다. 소설 속 신경학자들은 외모에 대한 차이를 의식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잘못된 길에 들은 것일 거다. 외모지상주의의 문제점은 ‘외모’가 아닌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적 인식’이기에 이 ‘칼리’의 도입은 삐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