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 새로운 『잠』은 하루키 월드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아트북 개념의 책으로, 독일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쉬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더해졌다. 그리고 하루키가 21년 만에 예전 작품의 문장을 손봐 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소설은 잠을 못 잔 지 십칠 일째라고 말하는, 갑자기...
이 책은 오랜 슬럼프를 맞아 힘들어하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떤 이유로 극복한 후 작성한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을 계기로 다시 유명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된 의미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겪었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게된 것을 죽음과는 또다른 형태인 “잠”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식상하고, 기계적인 삶에서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려고 한 것같다. 또한, 그 방법들에 대한 부작용은 열린 결말로(자신의 차안에서 강도를 당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책의 내용이 끝나는) 책을 마무리하여 독자들 스스로 하기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도서정보 무라카미 하루키, 『잠』, 양윤옥, 문학사상, 2012
책의 핵심 구절 [인용 구절] p.74
“이것이 본래의 바람직한 내 모습, 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집중력이 없는 인생 따위, 뻔히 눈을 뜨고서 아무것도 못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핵심 구절인 이유 한 명의 아내이자 한 명의 어머니로서 착실한 삶을 살아온 주인공. 그녀는 그런 자신의 삶에 큰 불만이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녀가 잠을 더이상 자지 않게 되었을 때, 그녀는 모두가 잠든 시각 혼자 책을 읽는 순간이 “본래의 바람직한 내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두가 잠는 시간, 죽은 듯이 자는 남편과 아들이라는 짐으로부터 해방도니 그녀는 해방감을 맛본다. 맘껏 술과 간식을 먹고 외출을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일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모두가 잠들어 짐을 내려놓고 일탈을 수행한다.
100페이지도 되지 않는 이 짧은 소설의 주인공은 치과의사인 남편과 어린 자식을 둔 평범한 주부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고 잠드는 우리네 인생처럼 그녀의 일상도 별다르지 않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차리고 가족들을 챙기고 쇼핑을 하고 수영을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던 그녀는 어느 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것을 목격하게 된다.
검은색 옷을 입은 노인이 주전자로 그녀의 발에 물을 붓는 모습을.
너무도 생생하고 선명한 모습에 그녀는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것에서 깨어나게 되고
그 후로 그녀의 일상에 한 가지가 사라지게 된다.
‘잠’이라는 것이……
불면이라는 말로는 부족했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녀의 육체에 애초에 ‘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는 ‘잠’ 이라는 것이 들지 않게 되었다. 혼란과 걱정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상태를 감추고 늘 그랬듯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