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기 없는 소리를 듣는 바보아이의 휴먼다큐!제17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한 조남주의 소설 『귀를 기울이면』. 모자라고 아둔한 줄로만 알았던 한 소년의 재능이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소시민들의 현실적인 비극을 그려내고 있다. 서번트 증후군에 걸려 바보로 불리는 소년 김일우는...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을 배경 삼아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귀를 기울이면’ 을 떠올리며 이 책을 열었다가는 놀랄지도 모른다. 조남주 작가의 ‘귀를 기울이면’ 은 감미로운 음악도 설렘도 없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김일우네 가족, 세오시장 상인회 회장 정기섭, 외주제작사 대표 박상훈. 이렇게 세 축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는 <더 챔피언> 이라고 하는 서바이벌 대회다.
세오시장 상인회는 쓰러져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야바위 대회’를 개최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외주제작사 대표 박상훈에게 제시하며 시장 홍보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감명 깊게 읽고, 작가의 처음 작품부터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약간의 페미니즘 적인 요소가 있을까 궁금했지만 그런 요소는 거의 없었다. 이 소설은 총 세 인물 혹은 세 가족들의 입장들을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구성 되었다. 첫 번째는 김민구, 오영미, 그리고 그들의 아들인 김일우의 입장, 두 번째는 박상운과 네오 프로덕션, 세 번째는 정기섭과 세오시장의 입장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네오 프로덕션과 세오시장의 입장이라기보다는 박상운과 정기섭이 몸담고 있는 단체 에서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적었다. 소설은 전지적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형식으로 인해 읽는 독자의 입장으로 서는 어떤 풍자적인 거리감을 가질 수 있었다.
간단한 줄거리는 이렇다. 오영미의 집안은 먹고살기 바쁘다. 남편인 김민구는 실직해서 여기저기 일을 알아보고 일을 구했다가 다시 그만두고 하는 상황의 반복이고, 오영미는 살림에 치여 살아 아들인 김일우를 돌 볼 시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