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대적 정신을 소유한 고전주의 희곡의 대가, 17세기 프랑스 극작가 장라신의 희극집「바자제 페드르」. 긴장감 넘치는 극적 구성이 돋보이는 <바자제>와 감정 표현이 뛰어난 고전 비극의 걸작 <페드르> 2편의 희곡을 담았다.
<바자제>는 이국적인 지역인 터키 궁정의 실화가 바탕이 된 희곡으로...
모태신앙으로 살아오면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소리중 하나가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이다. 비단 종교적 사랑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가 살면서 사랑은 정말 중요하다. 아마 가요 중에 사랑이 아닌 것을 담고 있는 것도 거의 없을 거다.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쉽게 ‘사랑밖엔 난 몰라’상태에 빠져든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된다.
작년에 들은 수업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상대를 더 사랑할수록 질투심도 커지고 의존하고 집착하는 정도도 늘어난다. 이 질투가 단순히 친구나 연인사이에서 일어났을 경우엔 차라리 낫다. 문제는 이 질투라는 요소가 페드르와 그녀의 양자인 이폴리트 사이에 침입했다는 것이다. 페드르는 결혼하는 순간부터 이폴리트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양자이기 때문에 그것은 당연히 해서는 안되는 사랑이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그를 핍박하였고, 그의 아버지에게 그를 모함해 그를 다른 지역으로 추방하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처음 느낀 것은 극본형식으로 된 글은 여전히 너무 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읽으면서도 내용을 모르겠고 그러다보니 졸리기까지 한 이 책은, 명작이라는 평만 아니었어도 벌써 놓았을 법한 책이었다.
그러나 며칠에 걸쳐 꾸역꾸역 읽으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왜 내 기억 속에 접어두었던 추억의 한 장을 조심스레 꺼내보게 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내용파악이라는 고전(苦戰)에 밀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여유 있게 읊조려 보지 못하였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인물 개개인의 심정에 대해 논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페드르! “ 그가 침묵하더라도 소용없어. 내 부정(不貞)은 내가 알고, 외논, 또 나는 죄 중에도 태연한 평안을 맛보면서 결코 달아오르는 법이 없는 얼굴을 쳐들고 다니는 그런 대담한 여자들과는 다르니까 ”라는 말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그녀를 다시 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