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맛비 그치고
해가 떴다
어깨를 기댄 숨소리
꽃으로
꽃으로]
표제작 <낮잠> 전문.
이 책의 저자인 상봉 스님은 호남대학교 사회교육원 고미술과 교수이며 무형문화재 제 3 호 불교미술 예능 보유자 구봉 스님으로부터 사사받았다. 서울의 한성포교원부터 제주의 선덕사에 이르기까지 전국 1백여 사찰의...
사람들은 하루의 일상에서 잠을 얼마나 자는 것일까, 흔히 인생의 1/3은 잠을 잔다고들 말한다. 그러면 낮잠시간도 포함된 것일까? 나는 보통 낮잠하면 한적하고 달콤한, 그리고 새참이나, 간식, 보충의 의미 같다는 생각으로 ‘낮잠’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흔히 바쁜 일상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정상적인 사람들과는 거의 무 관한 낮잠을, 노인들의 한가하고 한적한 그러나 정상적인 삶이 무너지는 요양원을 배경으로 반격적으로 노인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잔잔하게 다가오는 첫 사랑과의 재회에서 퇴색되지 않은 노인 감정과, 현실을 수용하는 자신의 사실적인 아픔, 부모를 가진 모든 자식들에게 自問하는 이 책이 전달해주는 강한 메시지를 받으며 읽기시작 했다.
주인공인 한영진은 언론사에서 33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정년퇴직을 할 즈음, 암으로 아내가 쓰러지면서 2년간 투병생활 끝에 결국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내의 장례를 치룬 다음날 찾아든 심근경색, 당뇨란 진단과 결국 요실금까지 심해지면서 자식에게 의지하고 싶었으나 결국 비참함을 느끼며 스스로의 오기로 살겠다는 절망의 시기에, 하나 남은 고향친구의 죽음의 전갈을 받고 고향을 찾으면서 교정의 변함없는 은행나무의 느낌에서 고향에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을 정리하여 재산을 자식들에게 배분하고 자신의 거처를 고향 양로원으로 정한다.
이 양로원은 열 댓 명의 노인 중 세 명의 동창이 있으며 특히 자신의 청춘시대 첫사랑이었던 김이선이 치매로 이곳에 입소하면서, 지난 과거의 풋풋하고 아름답던 시절을 상기하게 되며 하루하루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