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는 점점 공허한 수사가 되어가는 ‘창의성’을 원점부터 검토한다. 학생과 선생의 대화라는 소크라테스적인 문답 형식을 통해, 상투화된 개념을 그 뿌리부터 재再사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흔히 뭉뚱그려 쓰여 혼란을 초래하는 ‘재능’과 ‘창의성’을 예리하게 구분하고...
강창래의 책 『재능과 창의성이라는 유령을 찾아서』는 이제는 진부하고 고루한 표현이 되어버린 ‘창의성’을 재검토하는 데에 그 시작점이 있다. 저자는 ‘창의성’과 ‘재능’을 예리하게 구분하여 정의하면서, 재능이 발명되는 오늘날의 문제를 꼬집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 10개를 추려냈으며, 이 문장들에 대한 감상을 위주로 이 글을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
(1)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고루하고 진부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처음 눈길을 사로잡은 하나의 문장이다. 이전에 서비스 디자인에 관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기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는 기존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위의 문장도 그와 같은 맥락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새로운 것은 기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거기서 탈피하는 데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위의 문장도 ‘고루하고 진부한 것’을 알아야 그에 대한 반동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1. 체제 교육은 체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최근 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수 박진영이 한 이야기가 있다. “4번에 걸 친 오디션 프로그램 중 우승자들은 모두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제도권의 논리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다.” 다양한 재능을 몇가지 기준에 맞춰 순위를 가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말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아이러니 하지만 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박진영의 말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상식’을 부여하기 위해 행해지는 제도권 교육은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 사회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기 힘들다. 물론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이 세상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들겠지만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길길이 날뛰는 카오스안에서 태어났다. 나 역시 체제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써 자꾸 같은 것을 보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그 미쳐 날뛰는 카오스에 몸을 맡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