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곳은 ‘여성과 남성’ ‘결혼과 비혼’ ‘임신과 출산’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가치가 소멸하는 신세계다”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의 작가, 무라타 사야카의 2015년작으로 아쿠타가와상 수상 당시 아마존 순위를 역주행하며 다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잔혹한...
책 제목이 독특해서 책 소개를 봤더니 소설의 배경 자체가 흥미로웠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후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게 되면서 섹스가 사라지고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중, 인공수정이 아니라 부부 간 교미로 태어난 아마네라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교미라는 단어가 정말 이상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교미라고 표현을 해서 ‘사람을 동물로 보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든 아마네는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보낸다. 엄마는 아마네에게 아마네는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 성관계를 통해 낳은 자식이라는 점을 알린다. 아마네는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학교에서는 자신처럼 태어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선생님에게 자신은 부모가 교미를 해서 낳은 자식이라는 것을 알리지만 이는 이상한 식으로 소문이 퍼지고 친구들은 아마네에게 근친상간으로 자란 자식이라고 놀린다. 이 부분에서 정말 이상해서 계속 읽어봤더니, 이 세계에서는 부부가 성관계를 맺는 것을 근친상간이라고 표현하고, 있을 수 없는 일로 규정하고 있었다.
<소멸세계>는 <편의점 인간>으로 유명한 무라타 사야카의 신작이다. 전통적인 가족과 성 개념 및 역할이 완전히 전복된 세계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 아마네가 사는 세상은 상식과 반대다. 아니, 기준이 반대다. 기준이 바뀌니 정상 개념이 혼동된다. 아마네는 엄마가 섹스를 통해 낳은 자식이다. 엄마는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아마네는 그걸 인정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며 성장한다.
이 세계에선 남녀는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결혼을 하여 가족이 되지만 성관계는 하지 않는다. 부부섹스는 근친상간이며, 위반 시 처벌 받는다. 자녀는 인공수정을 통해서만 얻는다. 부부는 이성 간의 정신적 공유 관계로서, 짐승 같은 욕구 없이 서로를 이해하며 보살피는 걸 의무로 삼는다. 서로의 가족 밖 연인 얘기를 서슴없이 하고 연인 관계 고민을 잘 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