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무엇이 인간을 차가운 계산기로 만드는가오늘날 경제학은 단순한 학문 차원에 그치지 않고, 근거가 불분명한 계산에 기초하여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문가들이 확립한 측량법에 따라 인간의 목숨에 가격을 매기고, 한 사람이 얼마나 신용할 만한지 점수를 매긴다. 이 책 『차가운 계산기』는...
얼마 전, 젊은 세대의 결혼에 대한 낮은 욕구를 편익과 비용 관계라는 경제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결혼식 비용과 혼수, 그리고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서 얻을 수 있는 편익이 적다는 생각을 요즘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소비와 지출, 거래와 시장, 이익과 손해로 점철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이제 경제학이 가지는 위치는 상당하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 그리고 인생까지 값어치를 따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경제학은 아주 편리한 도구이다. 경제사상가이자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경영학 교수인 필립 로스코가 펴낸 이 책 『차가운 계산기』는 이렇게 이 세상 깊숙이 침투한 경제학이 어떻게 디스토피아를 만들어 나갔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고정된 시각으로 경제학을 받아들였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충격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