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양문학 속의 동양을 찾아서
오늘날 ‘팍스아메리카나’와 같이 미국을 대표로 하는 서구문명에 의한 문화적 지배와 종속을 ‘문화제국주의’라 하여, 백인 중심의 일부 선진국의 문화에 동화되어 우리의 정체성을 잃고 문화적 종속뿐만 아니라 나아가 경제적 종속에까지 이르고 있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는 과거 유럽인들이 그들의 시각에서 ‘신대륙’을 ‘발견’하여 미개하고 야만적인 원주민들을 문명화시킨다는 미명 아래 백인 중심의, 크리스천 중심의 사고방식과 문화를 강요해 온 것에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우리 동양만의 고유한 전통과 사상을 지키지 못하고 일종의 문화사대주의적 자세로 그들의 문화를 그대로 따라하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단순히 서양문화를 그대로 답습하고 그들의 기준에 맞춰 우리의 것을 비하하는 행태로까지 치닫고 있다.
민용태 교수님의 『서양문학 속의 동양을 찾아서』는 이러한 현대 우리사회 정체성 혼란의 상황 속에서, 서양문학과는 구별되는 우리 동양문학만의 고유한 독창성과 주체적 정신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냄으로써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과거 서양인들이 바라본 동양에 대한 시각과 세계관을 고찰하면서, 서양이 이해하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보다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우리의 참모습을 발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