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0,80년대 통기타와 낭만, 그 쓸쓸함에 관하여
이 책을 읽다보면 거무튀튀하던 그래서 아무 특징도 없이 개성을 가둬야만 했던 교복이 생각나게 한다. 교복낭만. 검은색에 교복모자, 남학생들을 위한 맞지도 않는 옷을 강요하듯 그렇게 순종의 미덕으로 자리잡은 교복, 어떤 일탈도 없이 어떤 예외도 없이 길들여지는 모습들. 거기에서의 편안함에 우린 길들여졌을 지도 모르겠다. 여학생들은 동복, 하복, 그리고 춘추복이 있어서 그래도 형편이 남학생들보다는 나은 것 같다. 검은색에 하얀 카라, 하얀색에 단정한 블라우스, 한껏 멋을 낸 주름치마들. 교복 사이로 단정하게 땋아내린 머리칼들. 4인방과 어울리는 소희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펜팔부'. 독재화된 일상에서, 그리고 가난한 단조로움 속에서 다채로움을 선사하던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만수산 3인방과 함께 소희와 연결하게 된 끈이 된 펜팔부에서 소희를 놓고 쟁탈하는 모습이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