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리고 우연히 <남조선태조백성제>, 즉 <황제>의 이야기를 듣고 <백제실록(白帝實錄>이라는 기록을 읽게 된다. 주인공을 통해 본 황제는 3.1 운동과 8.15 해방, 6.25 사변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며 우리 역사의 근대기를 살았던, 그 와중에서도 자신이 <정감록>에 등장하는 정...
황제가 붕어했다. 정감록에 따르면 이씨 왕조가 망하고 정씨 왕조가 새롭게 나타나 백성들을 구원하다고 했다. 그는 계룡산에서 태어나 왕의 피를 물려받은 황제였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의 삶은 우습기 짝이 없다. 시대가 변해도 그는 영원한 황제였다. 아무리 비루하고 초라해도 황제 행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의 곁을 다 떠나고 몇몇 사람만 그를 지키지만 황제의 체통은 잃지 않는다. 당신은 그의 행동을 보면서 용기 있다고 생각했는가? 아니면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무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가? 나는 둘 다 아니었다. 나는 그가 부러웠다. 이 세상에 평생 자기 소신만을 따르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마 평생 자기 소신껏 살려면 황제 같은 미친 짓도 필요한 법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황제의 소신이 이 시대의 소명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세상은 점점 세계를 향해 나가고 국민들에게도 권력을 나누고 있는 상황에 황제가 웬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