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의 「간디의 물레」에 담긴 34편의 에쎄이는 어느것을 읽어도 그 하나하나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글 속에 배어 있는 저자의 사물현상에 대한 섬세한 관찰력, 사유의 타당성과 투명성, 문장들이 풍기는 문학적 향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명사적 위기에 처한 현실 앞에서 저자가 지식인으로서 애타게 느끼는 사명의식 때문이다. 이러한 감동의 요소들은 「간디의 물레」 「자동차 없는 세상을 꿈꾸며」 「걸어다니기」 「‘인간에 대한 모욕’」 「어머니의 이기심」 「고무신의 두 켤레」 등의 글에서 각별히 두드러진다. 「간디의 물레」에서 저자는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근원적으로 다른 것을 욕망할 줄 알아야 된다”는 간디의 상징적 메시지를 읽고, 「자동차 없는 세상을 꿈꾸며」와 「걸어다니기」에서는 자동차 타기를 철저히 거부한, 70개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뉴욕의 어느 기이한 대학교수와 영국의 한 시골을 녹색운동의 메카로 만든 인도인 쿠마르라의 예를 들어 종말론적 현대문명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 극복방법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