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대 조선을 뒤흔든 기담과 스캔들로 2006년 인문 독서 시장에 신선한바람을 몰고 온 <경성기담>의 저자 전봉관이 이번에는 근대 조선의 ‘돈’을... 평범한 우리들의 평범하지 않은 얼굴들을 만나보자.투기일확천금을 노리는 경성 속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선 최초의 과학적 부동산 투자의 달인...
< 럭키경성 : 근대 조선을 들썩인 투기 열풍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
‘투기 열풍’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두 단어는 ‘돈’이라는 것으로 공통점이 있을 수 있으나, 서로 모순되는 단어가 들어있는 이 책의 부재가 내 구미를 당겼다. ‘이러한 모순되는 단어들로 어떻게 책을 구성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두 단어를 중심으로 급변하던 시기인 ‘근대’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경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더 나아가 ‘한반도’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살펴보고 이해하고자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럭키 경성』은 특별히 경성에 국한해 이야기를 풀어쓴 책이 아니다. 책의 부제인 ‘근대 조선을 들썩인 투기 열풍과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의미하듯, 이 책은 일제시대에 투기 열풍을 탄 사람과 사회에 헌신한 사람,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낸 근대 조선의 풍경을 일화를 곁들어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일간지 한 귀퉁이에 실려 있는 작은 사진이나 기사들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을 바탕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어떻게 벌어야 ‘돈’이라는 요물이 굴러들어오는지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한 사람들이다. 돈 맛을 알고, 어느 정도의 돈을 벌고 나면 그 후는 쉽다고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흘러가는지가 관건이기에, 우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어떻게?’란 물음을 미약하게나마 알려주고 있다.
미두왕으로 군림했던 반복창은 어린시절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부친이 직장을 잃고 난 후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결국 부친은 화병까지 얻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결국 반복창은 생활 전선으로 뛰어 들게 되었고 인천에 있는 아라키라는 일본인 집에 하인으로 들어갔다. 아라키는 인천에서 ‘아라키중매점’이라는 선물회사인 미두 중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복창은 하인으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 후 요비코라는 미두 시세를 전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 배운 것들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점점 해박한 경제지식을 쌓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