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설 '밀양: 벌레 이야기'이 출간되었다. 1985년도에 발표된 단편으로, 시간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남는 소설의 전범을 보여주는 고전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청준은 이번 '밀양: 벌레 이야기'의 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문단의 가장 지성적인 작가임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밀양: 벌레 이야기'는 아이의...
1. 등장인물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신애, 신애의 아들 준, 김 사장으로 준의 아빠는 신애 가족이 밀양으로 이사를 오게 되는 계기일 뿐 자주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소설은 아빠, 엄마, 아들이 모두 나온다.
2. 등장인물의 직업
소설 속 엄마 아빠의 주인공은 약사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김 집사의 직업이 약사로 등장하며 신애는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다. 아들을 납치한 범인 역시 소설 속에서는 주산 학원 원장이지만 영화 속에서는 웅변 학원 원장으로 등장한다.
3. 시점
소설은 알암이 아빠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알암이 엄마의 내면세계는 관찰자가 본 정도에서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다르다. 장면마다 중요한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감정을 직접 관찰하고 함께 느낄 수 있다.
1.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을 기술하시오. (인물, 플롯, 배경, 시점 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굉장히 화려한 수상내역을 가지고 있는 ‘밀양’이라는 영화는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이다. 때문에 영화는 소설과 비슷한 흐름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 시점 등 여러 부분에서 원작과는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이며 전체적인 플롯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원작 소설인 ‘벌레 이야기’에서는 남편에 입장에서 서술된다. 남편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내를 지켜본다. 모든 이야기는 남편의 입장에서 서술되는데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된다. 소설 속 시점은 이렇게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야기 속의 화자인 남편의 감정도 굉장히 건조하게 쓰여져 실질적 주인공인 아내의 행동과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한다.
이청준 씨의 『벌레 이야기』는 제목만큼이나 보잘 것 없고 내용만큼이나 무거운 한 인간의 삶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알암이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약국 부부에게는 둘도 없는 아들이었다. 장애 때문인지 말 수가 적은 알암이가 어느 날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알암이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혹 살아 있을지 모르는 아들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러나 몇 개월 뒤 알암이는 재개발 현장 지하건물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약국까지 닫고 오직 아들의 목소리만 기다리며 견뎌왔던 아내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아내 옆에는 신앙을 권하는 김집사가 있었다. 사건 전부터 이웃으로서 시간만 나면 아내에게 ‘하나님의 섭리’를 알리려는 그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였다. 아내는 김집사가 말한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설령 이해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이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정답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용서에 대해서도, 고난에 대해서도, 기타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너무 쉽게 정답을 제시하려한다. 성경에는 답이 존재한다. 고난을 생각해보면 욥기가 존재하고, 용서에 대해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그렇게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들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은 어떠할까? 필자는 2012년에 부친을 하늘로 보내드렸다.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아니었다. 술과 담배로 인생을 허비하다가 지병을 얻어 10여 년을 병상에서 보내다가 가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런 아버지였음에도 하얀 이불을 덮고 춥게 누워 계신 모습을 볼 땐, 세상에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자랑스럽지 못하고, 때론 부끄러운 아버지였지만, 착한 분이셨다. 불쌍한 분이셨다. 안타까운 분이셨다. 이렇게 가신다는 게 억울했었다. 부끄러운 아버지를 보내드린 나도 이런데, 사랑하는 아내를, 자식을 잃은 심정은 어떨까? 그 슬픔은 역설적이게도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이야기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