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을 다루되 한국현대사가 곳곳에 투영되어 있는 책으로 시장과 전쟁을 중심으로 미국사회를 분석한다. 이라크전이 개시되었을 때 미국에서 체류했던 저자가 각종 미디어를 모니터하고 여러 학술대회와 강연을 참관하며 자료를 수집하여 겉으로 드러난 사건 중심의 논쟁에서 멈추지 않고 미국사회의 본질을...
언제 어디서나 국가이야기는 곧 전쟁 이야기다. 일단 형성된 전쟁의 기억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견지하는 집단 소속의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동시에 그 ‘기억’은 곧 정치적 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상 정치권력은 과장·은폐·부인·조작을 통해 전쟁에 관한 집단기억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형성된 대중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은 또 비뚤어진 권력을 만들어낸다.
모든 국가는 각종 국민교육을 통해 국가에게 불리한 기록물과 기억을 축소하고 은폐하는 등 역사를 조작한다. 그래서 국가주도의 역사교육과 역사박물관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정치행위이다. 물론 과거를 왜곡하는 데는 정부의 조작이나 정치인들의 변명, 그리고 언론의 선전이 큰 몫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사교육이다. 미시간대학의 어떤 학생은 대학에 들어온 다음 초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배운 미국의 역사교육이 매우 편향된 것이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토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