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역사를 가장 쉽게 풀어내는 재야학자’로 꼽히는 이이화의 『민란의 시대』. ‘조선의 마지막 100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19세기 조선의 역사를 민중 봉기를 중심으로 재조명한다. 사회 진보를 가로막는 기득권 세력의 낡은 특권 의식과 그에 맞서 저항하는 민중들의 다양한 모습은 지금...
민란의 시대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보면 군주민수(君主民水)라는 구절이 나온다. 최순실게이트로 국정파탄에 이른 201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말이기도 하다.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뒤집기도 한다. 임금은 이를 명심하고 백성을 위해 정치를 함으로써 위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한 말이다.
그러나 역사에서 어리석은 군주는 늘 있기 마련이다. 특히 나라가 망국으로 가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혼군이나 폭군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오롯이 백성의 몫이다. 그럼에도 백성은 참고 참는다. 백성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면 마침내 폭발하고 생존을 위한 저항권을 행사한다. 그것이 통치자 입장에서는 민란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조선의 마지막 100년 19세기 조선은 민란의 시대다. 영조와 정조 치하의 반짝 중흥은 이들의 사후 세도정치라는 막장으로 치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