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비 본능』은 우리의 소비에는 어떤 본능이 숨겨져 있는지 그에 대한 대답을 다양한 사례와 방대한 문화적 지식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준다. 인간의 네 번째 본능이라 일컬어지는 ‘소비’를 진화론적 시각으로 파헤친 이 책은 소비 활동의 배경을 네 가지 핵심적인 진화의 동인인 생존(고칼로리 음식을...
현대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소비라고 하는 개념은 특별히 따로 정의를 내릴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 삶에 너무 밀접하게 붙어 있는 소비라는 행위를 진화론적 측면에서 다룬 것은 그다지 놀랍지가 않다. 우선 소비는 당연히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행위로 표현이 될 수가 있다.
거의 가장 기본적인 소비라고도 할 수가 있다. 또한 진화론적 측면에서 당연히 ‘번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혼해서 자녀를 낳기 위한 그런 전략으로서의 소비도 요즘들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소비하게 만드는 매체들이 진화론적인 것에 호소한다고 하는 전략은 이해가 안 된다.
우리가 왜 소비에 미쳐 살 수밖에 없나 그 근원에 대해 과학적으로 알려준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먹는 것은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절제가 유독 힘들다고 했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과식을 할 이유는 없다.
21세기 인류는 소비의 동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눈을 뜨고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고 있다. 인간의 소비 행위는 인류의 삶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이루어지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가 없이는 인간의 삶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간의 삶은 소비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장바구니를 채우거나 또는 매우 계획적으로 쇼핑을 한다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분명 숨겨져 있는 기제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 많은 전문가들이 그동안 인간의 소비 행위를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접근했었는데, 이 책은 매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진화심리학 분야 전문가인 개드 사드 교수가 쓴 이 책은 바로 진화론적 관점에서 인간의 소비를 분석하고 있다.
<중 략>
세 번째 진화적 동인인 ‘혈연선택’이 가족 간의 이타적 행동을 추동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면, 마지막 동인인 ‘호혜성’은 왜 인간은 비혈족, 즉 이방인이나 친구에게까지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한 대답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한 만큼 받아서 상화관계가 유지된다는 의미의 이 ‘호혜성’은 인간의 이타성을 설명하는데 많이 거론되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이 ‘호혜적 이타주의’란 개념은 사회생물학자로 유명한 로버트 트리버스에 의해서 정립되었다. 1971년 로버트 트리버스는 기존에 친족을 대상으로 한 이타주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타인에 대한 이타주의도 인간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타인을 돕는 근거가 바로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타인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보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인류는 계속해서 타인들을 도왔다고 말하는 이 이론에도 역시 진화론적 관점이 들어 있는 것이다. 여러 종의 동물들 사이에서 이런 호혜적 이타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음식 공유이다. 예를 들어 흡혈박쥐들은 계속해서 피를 마셔야 생존할 수 있는데 동료 박쥐들이 동굴에 남아 있어 피를 못 마셨다면 자신들의 피를 내어준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행동 패턴들은 전체 박쥐들에게 돌게 되어 결국 배고픈 박쥐가 도태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