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 청동기를 전반전으로 다룬 입문서. 중국 고대사 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리쉐친의 저서 <중국 청동기 개설>을 완역한 책이다. 중국 각지에서 발굴된 방대한 청동기 기물을 바탕으로 청동기의 기원, 기물의 종류와 쓰임새, 제작 기법상의 특징, 문양과 명문, 청동기의 변천과 전파, 문화...
청동기시대가 어떤 시대라고 묻는다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성급한 일반화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대부분은 학창시절 한국사 시간에 배운 지식을 떠올리며 청동기시대는 신석기 시대와 철기시대의 사이이며 청동기를 사용한 시대라고 답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여 이렇게 답변했을 것이다. 청동기시대란 신석기와 철기시대 사이이고 비파형동검, 세형동검 거친무늬 거울 등 유물이 있으며 계급이 생겨 전쟁이 일어난 시대이다. 말한 것과 같이 솔직히 나는 청동기에 대해 무지했으며 관심도 없었다. 한편으론, 고고학자들이 왜 그렇게 지나간 옛날 유물에 연구를 파고드는지도 이해 할 수 없는 생각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나에게 “중국 청동기의 신비”는 별로 달가운 주제의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청동기에 대한 나의 인식은 달라졌다. 먼저 이 책은 중국 고대사 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석학으로 손꼽히는 리쉐친의 저서 <중국 청동기 개설> 을 완역한 책이다.
<시작하며>
사실 책을 고르면서 여러 번 망설였다. 분명 단순히 역사를 논한 책이나 한자(漢字)같은 광범위한 대상을 다루는 책이었다면 레포트를 쓰는 것은 훨씬 수월할 지도 모르지만 강의 도중 등장한 청동기의 신비로운 모습이나 교수님이 덧붙히는 이야기들은 나에게 좀 더 힘든 길을 가라고 부추기는 것만 같았다. 사실 한국사를 1급까지 취득하여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흥미나 상식 정도는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있어서도 청동기란 ‘석기와 철기 사이에 있던 이제 막 계급이 발생한 시기에 사용되었던 도구’ 정도의 의미만 있었다. 실제로는 고사하고 사진으로 본 청동기라고 해봐야 교과서 앞에서 단골손님처럼 등장하는 청동거울 정도가 전부였으니 더 이야기할 것도 없을 것이다. 물론 서문에서 신비한 푸르름이나 섬세함과 예술성을 들먹이며 좀 더 그럴 듯한 동기부여 과정으로 시작하는 것이 서평(書評)으로서는 정답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으나 내가 이 『중국 청동기의 신비』를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그저 강의시간에 흘러가듯이 이름만 들었었지 그 외에는 아는바가 전무했던 고대에 사용한 청동기들의 디테일을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책을 읽어가며 나름대로 흥미로웠던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었기에 그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자 한다.
추가적으로 외부에서 참고한 자료에 대한 각주만을 포함하였으며 책 본문에서 인용한 내용에 대해서는 각주를 생략하였다.
< 최초의 합금 청동(靑銅) >
당연하게도 책은 청동기(靑銅器)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시작한다. 책을 읽다보면 술잔에서부터 악기까지 정말 다양한 청동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고증과 설명을 추가하여 나같은 문외한(門外漢)도 불편하지 않게 읽어나가며 인류 문명의 태동을 상상할 수 있다. 조심스레 이야기하자면 작가가 머리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일찍부터 귀중한 미술품으로’ 라고 청동기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