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자주 즐겨 보던 프로그램 중 ‘호기심 천국’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당시엔 상당한 인기가 있었던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그램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항상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나오는 한 마술사가 고난이도의 마술을 보여주고 난 뒤에 그 마술의 비법을 가르쳐 주곤 했다. 처음엔 정말 신기하게 보이던 것도 비법을 알고 나니 흥미가 떨어졌다. 그 마술사가 파헤쳐 보여준 마술을 다른 곳에서 보게 되면 방법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김이 새버린다. 마술이란 그런 것이다. 알고 나면 별게 아니다. 마술사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초능력자로 보이게 하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는 늘 마술을 보면서 ‘어떤 속임수를 쓸까?’하는 생각을 하며 뚫어지게 쳐다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영화 ‘프레스티지’를 보면서 이런 말이 떠올랐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