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편혜영 작가의 초기 소설은 피와 오물이 섞인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아오이 가든」과 같은 작품에서 그녀는 불편하고 이질적인 장면들을 독자에게 노출시켰다. 이러한 비현실적이고 역겨운 이미지들은 마치 한편의 슬래셔 무비와도 같았다. 그러나 「사육장 쪽으로」와 「저녁의 구애」를 거치며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이질적인 이미지는 사라지고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모습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제 편혜영 작가는 너무나 평범하고 현실적인 이야기에서 숨겨진 특별한 의미를 담담하게 끄집어내고 있다. 그녀는 일상의 낯설음을 통해 현대인...
2025.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