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는 몸을 어떻게 읽는가
1.1. 몸(體)의 글쓰기
1.1.1. 파괴와 기괴: 김혜순
김혜순에게 여성의 몸(體)은 여성의 실존이자 그 자체인 동시에 남성이 설정한 규범적 언어에 대항한다. 김혜순의 몸의 글쓰기는 남성 대 여성이라는 이항대립적 체계에 국한된 것이 아닌 더 나아가 체계 자체를 파괴시킨다. 김혜순의 시는 쉽게 읽혀지는 것을 거부하는데, 이는 저항하는 몸(體) 그 자체이다. 지금까지 여성의 언어에서 '먹는다'는 말의 주체가 될 수 없었으며 '먹는다'는 동사는 여성의 것이 아니었다. 여성은 '먹어서는 안 되는 존재'...
2024.09.12